[에버랜드]호걸-유리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기사입력 1996년 06월 22일 14시 28분
**이들이 낳은 2세 선천적 번식능력 없어 **동물원측 `사랑의 순간' 눈물의 격리작전 용인 동물원의 숫호랑이 호걸(90년생)과 암사자 유리(91년생)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어릴적 함께 지내다가 헤어졌던 이들은 2년전 우연히 사파리에서 만난후 자주 무리를 이탈, `몰래 데이트'를 즐겨왔었다.
동물원측은 특이한 현상에 `타이온'을 기대해볼만 하다며 관심을 두고 이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타이온'은 호랑이 수컷과 사자 암컷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사자 수컷과 호랑이 암컷 사이에서 나오는 `라이거'는 몇차례 성공을 했지만 `타이온'은 사자 암컷이 앙탈을 부리는 바람에 `합궁' 순간에 혈투가 벌어져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호걸'과 `유리'가 너무나 다정한 모습을 보여 타이온 출산을 자신하게 됐다는 것.
최근 교미철에는 유리가 호걸의 앞에서 꼬리를 흔드는 등 유혹하기 시작했으며 호걸도 유리의 몸을 혀로 핥아주는등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나 이들은 끝내 맺어질 수 없게 됐다.
가 개장 20주년을 맞아 `동물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며 그 본보기로 `라이거'와 `타이온'등 실험동물 연구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 실험동물들은 인위적으로 짝을 맺어주는데다, `라이거'와 `타이온'은 선천적으로 새끼를 낳지 못해 가장 먼저 도마위에 오른 것.
하루아침에 `사랑해선 안될 사이'가 돼버린 `호걸'과 `유리'는 교미시즌 동안 수차례 사랑을 나누려 시도했지만 사육사들에 의해 제지되는 안타까운 장면이 반복됐다.
이제는 교미철이 지나 사랑의 열기는 식었지만 이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줄 모르는듯 내년을 기약하며 다시 단짝이 되어 데이트를 즐기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문구 동물원장은 "`호걸'과 `유리'에게 앞으로 본능회복 적응훈련을 다시 시켜 자기 종족과 사랑을 나누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