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강준용씨] 장편‘천재의 울음’출간
기사입력 1996년 06월 22일 14시 22분
## 소설가 연극인 화가 음악가 4인의 삶-사랑 그려
소설가 강준용씨(44)가 신작장편 `천재의 울음'(훈민정음 간)을 펴냈다.
감각적이면서도 문학성이 배어나는 이 소설은, 예술가들을 등장시켜
삶과 사랑의 형식을 진지한 자세로 묻고 있다.
"보통 예술가들은 어떤 형이상학적인 삶을 추구하죠. 그러나 삶의
이상향은 현실 속에 있다는 점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수재들로 불리우는 소설가(샌님), 연극인(딴따라), 화가(주당),
음악가(허재비)등 4명이 주요 등장인물.
소설가는 빈민촌 판자집에 세들어 살면서 그 집 딸인 딱순이와
사랑에 빠지나 곧 연극배우를 사랑하게되어 그 여인을 떠나는
인물로 사랑에 대한 의미를 탐구한다.
연극인은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예술에 대해 고민함과 동시,
현실적응에 실패하여 부랑하는 삶을 상징하며, 음악가는
오로지 음악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
또 화가는 야수파 그림을 전공하는 술꾼으로, 그림 속에서
자기 자신의 삶을 찾는 전형적인 골수파 예술가형.
이들이 어느날 소설가가 세들어 사는 집에 모여 술을 마시면서
각자 예술가로서의 길에 대한 의문과 회의, 그리고 희망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결국 이날 화가는 도배지 위에 나부상을 그리고 소설가는 `천재의 울음'이란
시를 적어 놓고 각자의 길로 떠난다. 시간이 흐른 뒤 화가는 달려오는
기차와 정면충돌, 자살하고 부랑의 세월을 보내던 소설가는
자기가 살던 집을 다시 찾는다.
그러나 그가 살던 판자집 방안에는 친구가 그린 그림과 시 한편
만을 남겨둔 채 새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마당가에 뛰놀던 어린아이가
"저 시는 우리 아빠가 쓴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깊은 회한에 접어든다.
결국 이 소설은 이 세상에 이상향은 없으며 평범한 현실 속에 신이
있고,슬픔과 기쁨 등 인생의 전부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강씨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지난 87년 `예술계' 신인상에 `개의 행복'으로
데뷔한 이래, 창작집 `오색줄무늬 왕사탕' 장편 `스콜'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