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종국] 할말있는 2할타자 전경기 출장
기사입력 1996년 06월 21일 15시 02분
"타율 높으면 뭘해. 타점이 많아야지. 팀타율 1위인 롯데 봐. 꼴찌잖아." "삼진도 좋은거야. 투수한테 3개이상 공을 던지게 하잖아."
얼핏 들으면 그럴듯한 궤변과 억지는 해태 감독이 신인 2루수 (23)을 변호하기 위해 마련한 것.
계약금 2억5천만원을 받고도 광주일고 동기생 을 의식해 "나중에 에게 돈을 더 줄 경우 추가로 받는다'는 각서를 받아낼 만큼 대단하게 입단한 의 성적은 아직까지 보잘 게 없다. 20일 현재 타율 2할(190타수 38안타).
삼진은 45개로 (52개) (48개.이상 현대) 박경완(48개.쌍방울)에 이어 4위.
은 그러나 팀에서는 와 함께 `유이'하게 전경기 출전을 기록하고 있다.
의 장점은 수비가 뛰어나고, 찬스에 강하다는 점.
아마야구에서 줄곧 유격수를 맡다가 프로에 와서 `천하의' 에 밀려 2루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빠른 적응으로 최고 2루수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또 2할타자와 9번타자라는 불리함을 딛고 24타점을 휘둘러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을 실천해보이고 있다.
은 그동안 동기생이자 라이벌인 을 지나치게 의식했지만 이제는 "내가 잘하면 된다"며 마음을 비웠다.
중심타선이 하나씩 떠나 상하위타선이 하향식 평준화 된 해태 하위타선의 `지뢰' 은 이제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이름값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