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천] 잘팔리는 만병통치약
기사입력 1996년 06월 21일 15시 01분
감기도 잘 낫고, 에도 잘 듣고. 이런 `만병통치약'이 있다면 불티나게 팔리게 마련이다.
현대의 `만병통치약'은 바로 사이드암투수 (25)이다.
감독은 허리가 쑤시거나 머리가 아플때나 시도 때도 없이 그를 찾는다.
20일 현재 현대가 소화한 56게임 가운데 무려 32경기에 등판했다.
역대 한시즌 최다 출전 기록은 지난 83년 삼미시절 `너구리' 장명부가 세운 60게임. 하지만 당시는 아직 마운드의 분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초창기였다.
선발-중간-마무리가 비교적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지금은 깨트리기 힘든 기록.
하지만 최소한 2게임에 한번꼴로 나가는 현재의 등판추세라면 수치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셈이다. 비교적 합리적인 스타일이라고 평가받은 감독이 이처럼 무리하게 을 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팀내에서 가장 안정된 피칭을 하기 때문이다.
4승2패1세이브에 40 이닝 동안 단 7점만을 내줘 방어율이 1.56.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치는 절묘한 슬라이더와 타자앞에서 뚝 떨어지는 싱커성 변화구는 공략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동료들이 "그러다 팔 빠지겠다"며 농담하지만 지난 90년 입단후 처음으로 팀내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 은 "이런 기회가 어디 쉽게 오느냐"며 불평 한마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