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매혹의 캅스걸!
기사입력 1996년 06월 21일 14시 20분
**첫 촬영부터 통통튀는 '능청연기' **"사랑의 추억 만들고 싶어요" 태양의 계절에 잘 어울리는 여인. 가무잡잡한 피부에서 느껴지는 건강미, 상대를 흡인할 듯한 고혹적인 눈빛.
태평양을 건너온 미스코리아 출신의 해외파 미녀스타 이정희(23)는 이렇듯 한여름 바닷가를 연상시키는 싱그러운 매력을 앞세워 스크린으로의 비상을 시작했다.
탈세를 둘러싼 해프닝과 그 세태를 풍자하는 코미디영화 `똑바로 살아라'(이상우감독동아수출공사제작)가 이정희의 스크린데뷔작.
이 영화에서 이정희에게 주어진 배역은 탈세를 밥먹듯 하는 기업가와 탈세를 방조하는 세무공무원들을 추적하는 여형사. 이를 위해 이정희는 요즘 경찰서를 들락거리기도 하고, 탄탄한 몸을 던지는 액션 훈련에도 한창이다.
여배우 기근에 허덕여온 영화계로서는 KMTV의 VJ, `프로젝트' `사랑의 이름으로' 등의 TV드라마로 시선을 모아온 이정희가 `가뭄끝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미국에서 올 때 언젠가는 꼭 영화를 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예상보다 기회가 빨리 왔어요. 별 매력도 없는데 예쁘게들 봐주셔서 영화와 인연을 갖게 됐다고 생각해요."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과 서글서글한 매력이 `똑바로…'에 캐스팅된, 보다 정확하게는 1천5백여명이 몰려든 여주인공 공모에서 당당히 선발된 배경이다.
상대하는 배우들이 김갑수 명계남 등 쟁쟁한 스타들인데도 이정희는 주눅들지 않는다. "어디 한번 해보지 뭐"가 이정희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1m71의 훤칠한 키와 35-24-35의 육감적인 몸매만으로도 이정희는 뭇남성들을 단번에 `보내버릴' 수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을 맞닥뜨려도 당황하지 않는 배짱, 천연덕스럽게 받아넘기는 여유까지 비장의 무기로 갖고 있다.
"연기경험이 부족하잖아요. 그러니까 시치미 뚝 떼고 능청을 떠는 거죠."
지난 18일 경기도 양수리 종합촬영소에서 첫 촬영을 하고난 뒤, 이상우 감독 등 제작스태프들은 이정희의 `천부적인 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촬영은 부정한 세무공무원인 김갑수와의 공연이 많았는데, 연기파 배우 김갑수도 "연기감각이 뛰어난 후배"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그래도 욕심많은 이정희는 짐짓 불만스런 표정. 중국여배우 공리처럼 풍부한 감정표현을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되질 않는다는 것.
그래서 어느 선배가 넌지시 던져주는 충고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열병같은 사랑에 빠지는 거예요. 눈물을 쏙 빼는 실연도 해보구요. 그러면 아마 눈오는 겨울쯤에는 멋진 사랑의 추억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