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박철홍
기사입력 1996년 06월 20일 15시 52분
**선발등판 아침마다 '의문의 장미꽃' 배달 홍(27)은 선발 등판하는 날 아침마다 장미꽃 한다발을 전해받는다. 전국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다.
부산에서도 광주에서도 대전에서도 그랬다.
얼굴없는 그의 팬이 전국적인 `생일꽃 배달망'을 동원, 숙소 방문 앞까지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을 전한다. 희한한 일이다.
홍의 선발 등판을 점칠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뛰었던 그는 의 선발 로테이션이 구멍난 5월 중순 이후 선발-중간-마무리를 넘나드는 전천후 투수가 됐다. 원래 선발 요원이 아니었던 탓에 홍의 선발등판은 `정책결정권자'가 아니면 예측하기 힘들다. 그가 선발로 나선 6차례 경기중 선발투수가 예고된 롯데, 한화전의 두경기를 제외하면 그의 선발은 번번이 상대팀의 예상밖에 있었다. 19일의 전주 더블헤더 1차전도 마찬가지.
투명박스에 깨끗이 포장된 장미꽃은 정확히 오전 10시 그의 호텔방으로 배달됐지만 4시간뒤 쌍방울 감독은 선발을 으로 예상한 `오답' 오더를 냈다. "저도 제가 언제 나갈지 제대로 모르는데 대단한 팬이죠? 선발이 아닌 날 잘못 배달된 꽃은 한두차례 뿐이에요." 장미꽃 팬의 감독급 야구식견을 칭찬하며 모호하게 숫자를 흐리는 말속에 홍의 팬 사랑이 담겨있다. @@홍-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