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 이렇게] 부상자 구호조치 불이행
기사입력 1996년 06월 20일 15시 40분
## ‘딱 두잔’이 부른 실수
과장승진을 눈앞에 두고있던 H사의 김모씨(33)는 가족은
물론 회사동료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달 회사동료들과 회식을 하며 권하는 술잔을 계속 거절하다
마지못해 딱 2잔을 마신 게 화근이었다.
김대리는 회식후 괜찮겠지 하고 승용차를 운전, 광화문에서 불광동
집으로 귀가하고 있었다.
홍은동 고개를 넘고 있는데 오른쪽 골목에서 갑자기 오토바이가
돌진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김대리는 놀라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오토바이 옆을 치고 말았다.
승용차는 별로 파손되지 않았으나 오토바이 운전자가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지면서 부상, 피를 흘리고 있었다.
오토바이가 갑자기 좁은 골목에서 돌진해 나와 발생된 사고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됐지만 회식때 술 2잔을 마신 게 마음에 걸렸다.
김대리는 `에라 모르겠다'며 오토바이운전자를 현장에 둔 채 그대로 가버렸다.
집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편치 않아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2시간쯤
지났을 때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
사고현장 주변에 있던 목격자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김대리는 경찰서에 동행, 음주측정을 받았지만 음주량이 한계수치
이하로 나와 형사입건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오토바이 운전자가 부상으로 넘어져 있는데도 환자에 대한
구호조치 없이 가버렸기 때문에 김대리는 환자에 대한 구호조치
불이행으로 구속되고 말았다.
김대리는 회사와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해 1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지만 과장 승진대상에서도 누락되는 불운까지
맛봐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