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헌팅족] 마음은 콩팥
기사입력 1996년 06월 20일 15시 39분
## 킹카 - 퀀카 많다 소문난 곳 마다 몰려 ## 낮에 공부 - 밤엔 미팅... 새벽마다 줄서기 기말고사철을 맞아 물 좋은 도서관을 찾아 나서는 헌팅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물 좋다고 소문난 도서관만 찾아다니며 공부 보다는 임 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류다. 가장 물 좋기로 소문난 서울 서초동 본관은 나이 제한 때문에 중-고생이 없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의 인기를 모은다. 교통이 불편하나 주차시설은 잘 돼 있어 마이카 족이 선호하는 도서관이기도 한 이곳은 킹카 퀸카가 많다고 알려지면서 강남은 물론 상계동, 일산등에서도 원정을 오고 심지어 수원 인천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새벽 5~6시면 자리가 다차 조금만 늦어도 대기번호 1,000번을 넘기 십상이라고. 서울 강남역 주변의 분관도 도서관 헌팅족들의 메카중 하나.
강남역에서 내려 언덕만 오르면 바로 있어 고등학생들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나 전체적으로는 즐비한 유흥업소를 노린 남녀 대학생이 주류를 이룬다. 멋쟁이 남녀들이 낮에 공부하고 밤에 놀 목적으로 자주 찾는다고. 이곳 도서관은 열람실마다 물이 다르다는 특성으로도 눈길.
대체로 1,2 열람실은 물이 나쁘고 5,6 열람실은 물이 좋은데 한 이용객은 이에 대해 미인은 잠꾸러기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설득력있는 분석을 펴기도 했다. 대학도서관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물이 좋기로 유명한 Y대 H대의 경우, 학생증을 빌려와 공부하는 타대생이 적지 않다. H대에서 공부한다는 윤정민양(S여대 정치외교 3)은 "남자들의 시선을 받으며 공부하는 기분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실토. 특정 단과대 도서관을 노리는 헌팅족도 있다.
의 경우, 가정대 도서관에 공대생이 득실거려 눈길을 끈다.
가정대 도서관을 즐겨 찾는다는 유병모군( 전자통신공 3)은 이에 대해 "꽃밭에서 공부하면 잠을 잘 수도 없어 능률이 더 오른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하다보면 어느새 목표량을 초과하곤 한다"고 말했다. 「한호철 명예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