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가 록카페 경품전쟁
기사입력 1996년 06월 20일 15시 21분
**해외여행권-휴대폰-의류티켓-승용차까지
"도서상품권에서 스포츠카까지."
록카페의 손님끌기 경쟁이 경품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예년의 경우 록카페에서는 단골손님에 한해 안주나 맥주 1~2병을 무료
서비스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요즘들어서는 고가의 경품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
록카페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도서상품권을 손님에게 증정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해외여행권, 휴대폰, 의류티켓, 승용차 등 무차별적인 경품공세를 펼치고
있다.
서울 신촌 연대앞의 록카페 `라스'에서는 경품으로 휴대폰과 승용차를 내걸어
인근업소들을 긴장시키며 젊은이들로부터 군침을 삼키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추첨을 통해 휴대폰 1대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달말에는 1명을
추첨, 아반떼를 경품으로 선물하겠다며 입구에 아반떼 승용차를 꽃바구니와
함께 진열해놓고 있다.
`라스'의 주인 김상봉씨(32)는 "요즘 젊은이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를
간파, 경품으로 내거는 게 고객확보의 첩경"이라며 "휴대폰과 아반떼를
경품으로 내건 뒤 손님이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7~8월에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 승용차를 티뷰론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신촌의 록카페 `콜라'에서는 도서상품권이나 샴페인을 주고 있는데
앞으로 해외여행권 같은 손님들이 놀랄만한 경품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고가의 경품내걸기는 신촌지역은 물론 대학로나 홍대앞, 성신여대앞
등 젊음의 거리에 있는 록카페에서는 일반적인 현상.
이렇듯 록카페들이 경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대학가가 기말고사와 함께
방학을 맞으면서 손님이 줄어들자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짜낸 고육지책이라는
풀이.
록카페들의 경품레이스는 여름방학이 끝나 대학생들이 해외연수나 배낭여행
등에서 돌아오는 8월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기도 하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경품을 내걸기 보다는 술값을 깎아주는 게 낫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꿩먹고 알먹는데 나쁠 게
없다'는 반응.
장일선군(20. 2년)은 "이왕 놀러 갈 바에야 자동차나 휴대폰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횡재의 꿈도 가질 수 있는 곳이 좋은 것 아니냐"면서 "구미에
당기는 경품을 내건 록카페를 찾아 순례하는 게 요즘의 젊은이 풍속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