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조경택] '눈물속에 피운 꽃'
기사입력 1996년 06월 19일 15시 42분
**연습생 입단 '산전수전' …8개구단 '최고 포수' 거듭나 꼴찌에서 1위까지-. 한화 조경택(26)의 야구는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불행을 과감히 거부한 끝에 한국 최고의 포수로 태어난 것.
92년 OB에 연습생으로 입단 94년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음 95년 한화로 이적후 결혼 96년 8개구단 최고의 포수로 떠오름.
이력서에 나타나듯 그의 야구인생은 우등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야구로서는 관심권밖인 원주고 출신으로 겨우 얻은 첫 직장이 불펜포수였다.
그나마 엘리트들의 대거 입단으로 쫓겨나듯 대전발 열차를 타야 했다.
혹시나 했던 그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작년에 신인 강인권에 밀려 땜질요원으로 만족해야 했던 것.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강인권이 부진의 늪을 헤어나지 못해 지키기 시작한 홈플레이트에서 기대 이상의 분전과 함께 타력에서도 한몫을 단단히 한 것.
18일 현재 성적은 타율 2할7푼에 21타점이다.
이는 한화에서 3번째 높은 타율이고 8개구단 포수중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출전이 확보됨에 따라 약점인 순발력도 `특급 포수'라는 () 박경완(쌍방울)에 비해 손색이 별로 없다.
이런 그에게 손상득배터리코치는 `푸야'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푸야 라이몬디'의 이름을 본뜬 것이다.
푸야 라이몬디는 의 고산지대 식물로 80년에서 150년만에 한번씩 꽃을 피운다.
역대 포수중 가장 늦게 빛을 보기 시작한 조경택의 소박하나 진지한 플레이는 한화 상승세의 핵심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