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배낭여행 '인스턴트 커플' 유행
기사입력 1996년 06월 17일 16시 39분
**여름시즌 이성 동행자 동반 늘어 **보디가드-예쁜이 선호 … PC 통신-여행사 문의 빗발 "배낭여행도 인스턴트 커플시대." 배낭여행시즌을 앞두고 젊은이들 사이에 `인스턴트' 커플배낭여행이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예년의 경우 혼자 떠나든지 친구나 애인과 함께 동행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요즘들어서는 `낯선' 이성과 함께하는 커플배낭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김민혜양(20.H대 2년)은 "여름방학을 이용한 배낭여행을 앞두고 친구들 사이에 인스턴트파트너구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올바른 파트너의 선정이 배낭여행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의식이 팽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낭여행커플은 어디까지나 목적성커플이기 때문에 여행의 준비를 함께하는 등 자주 만나지만 여행이 끝나면 일단은 헤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게 김양의 얘기.
서로 부담감없이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과 데이트같은 로맨틱 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시적 조건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를 반영하듯 배낭여행만을 위한 미팅이 성행하고 있는가 하면 PC통신이나 각 여행사에도 이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배낭여행미팅에서 남성의 경우 여행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유사시에 보디가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가 최고의 인기를 끈다.
반면 여성은 예쁠수록 인기를 끌지만 능력있는 여성을 바라는 남성들 또한 적지않다. 컴퓨터통신의 여행동호인 모임란의 게시판에도 자신이 유경험자임을 내세운 뒤 확실한 가이드역할을 하겠다거나 모든 일정과 항공편, 숙박시설을 확보해 놓아 `몸만 오면 된다'는 식의 내용도 등장하고 있다.
배낭여행 숙소상담을 위해 대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는 한국유스호스텔연맹의 게시판에도 파트너를 구한다는 메모가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배낭여행 취급 여행사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A여행사 배낭여행팀장인 이모씨(35)는 "배낭여행을 상담하는 젊은이들의 대부분이 이성과 조인트로 갈 것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국가나 지역별로 이름을 적어놓은 뒤 서로 연락하게 해 주는 등 `마담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여행업계에서는 여성예약자를 얼마나 많이 확보해 놓느냐가 올여름 장사의 관건이 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