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간 사랑방]
기사입력 1996년 06월 17일 16시 32분
**정민태 '음료수로 만든 전 첫승' ▶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속에 하루가 다르게 엎치락 뒤치락 하는 중위권 싸움이 의 흥미를 부채질한 지난주였습니다. ▶ 현대 정민태가 `뇌물'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죠.
▶ 그렇습니다. 현대 선발투수들은 등판에 앞서 동료 투수들에게 음료수를 돌리는데 정민태만은 야수들에까지 음료수를 삽니다. "공-수에서 잘 도와달라"는 뜻이죠.
지난 11일 잠실 전때도 정민태는 음료수 뇌물을 썼는데 결과는 입단후 첫 전 승리였습니다. 그러자 다른 선발투수들도 야수들에게 음료수 돌리기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데 정민태의 말이 걸작입니다. "갑자기 뇌물을 쓴다고 효과가 나타나느냐"는 것인데 정민태는 작년부터 야수들에게 음료수를 돌려왔다는 겁니다. **아내 돼지꿈에 홈런 ▶ 가 요즘 현찰로 꿈을 사고 있습니다. 는 지난 6일 아내 박지윤씨에게 1만원에 꿈을 샀습니다.
"꿈에 돼지가 나타났는데 길몽인게 분명하니 만원에 사라"는 아내의 성화에 장난삼아 샀더니 이날 롯데전서 1점홈런을 친 거였죠. 이날부터 는 "좋은 꿈 꿨으면 팔라"고 졸라 박재윤씨는 서둘러 자느라 아침 6시면 잠이 깬다나요. **'생색내기' 뒷맛 씁쓸 ▶ 지난 11일 해태가 신인 우승진에게 격려금을 전달해준 미담이 소개됐는데요.
그런데 그 속사정을 살펴보면 입맛이 씁쓸합니다.
해태는 이전에 격려금을 주려다가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
우승진이 1군경기에는 6번밖에 출전하지 않아 명분이 없다는 이유였죠.
그러나 지난 6일 선수상조회(회장 김정수)가 200백만원을 우승진에게 전달하자 뒤늦게 구단이 나선겁니다. 물론 좋은 일 하는데 먼저, 나중을 따질 문제는 아닙니다만 선수단이 먼저 움직이자 황급히 `생색 내기'에 나선 것만 같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심정은 묘합니다. **메리트제 기간 연장 ▶ 롯데가 메리트시스템 적용기간을 연장한다죠. 15일까지 5할 승률을 넘기면 4천만원, 올스타전이 열리는 7월하순까지 5할5푼에 접근하면 5천만원 등 총 9천만원을 지급키로 했으나 15일 현재 롯데의 승률은 4할4푼3리로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러나 롯데 정광조 단장은 13일 마산경기와 14일 광주전을 모두 승리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애당초 시한을 둔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며 "6월말이라도 5할문턱만 넘어서면 상금을 지급안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곧 김인환사장에게 건의할 작정이라고 했습니다. 정단장은 2연승 끝에 기분이 너무 좋아 평소 주량을 넘어선뒤 "오늘 형광이가 이를 악물고 던졌어요…"라는 말을 10번 넘게 중얼거렸는데요. 이날 약속한 메리트시스템 기간연장이 혹시 취중에 한 말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감독 선수사랑 끔찍 ▶ OB 감독의 `선수 사랑'이 끔찍합니다. 계약금 2억원의 신인 강영수는 그동안 2군에 있다가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 처음 선발 출전했는데요. 그런데 강영수가 1군에 올라온 이유가 희한합니다.
김감독은 "2군코치들이 보고를 할 때 단 한번도 강영수가 언급된 적이 없었다"며 "국가대표 출신이라 자존심이 있을텐데 저러다가 자포자기하면 어떡하나 싶어 1군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하더군요. 강영수는 선발출전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를 쳐 김감독의 믿음에 보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