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 X-Z 브랜드 전성시대
기사입력 1996년 06월 17일 15시 32분
**신세대 겨냥 이미지 부각시켜 구매욕 자극 알파벳 X,Y,Z,K,Q의 공통점은? 영어단어 첫머리로 가장 적게 사용되는 글자들이다.
전통적으로 브랜드 네이밍에서 기피되는 문자들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X,Y,Z는 알파벳의 끝순서를 차지하고 있어 메이커들이 특히 싫어하는 문자들. 그런데 최근들어 이런 고정관념을 깬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브랜드에 X바람을 일으킨 주역은 (주)태평양의 남성화장품 `트윈 X'다. 이 제품과 광고는 나오자마자 X세대라는 말을 유행시키면서 마케팅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청바지 NIX도, 맥주 NEX도 브랜드에 X를 집어넣어 성공한 상품들로 꼽힌다. ENEX의 옛이름은 오리표씽크였다. 그러나 이름을 ENEX로 개명한 뒤 매출액이 20~30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남전자가 만들어낸 소형 컴퍼넌트 `in X', 진로종합유통이 최근 직장인 등 정신노동자들을 겨냥한 스트레스 해소음료 스트렉스(stress-X)도 X를 넣어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Z바람도 거세다.
화학이 easy라는 단어에서 가져온 화장품 브랜드 `E.Z.up'도 미국 여자배우 셰넌 도허티의 입술에 실려 유명해진 경우다. 탤런트 이 히트시킨 롯데제과의 `ZEC'는 아예 브랜드 첫머리로 Z를 사용한 예로 들 수 있다. 그런가하면 식품업계, 음료업계에서는 `Q를 잡으라'는 유행어마저 나돌고 있다.
식품업계에 Q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출시된 해태제과의 무설탕껌 `덴티 Q'. 이 브랜드가 껌시장을 석권, 성공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해태제과는 다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부라보 Q'를 사용하는 등 Q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음료 브랜드 가운데는 동화약품의 `마이 Q'와 태웅식품의 `똑똑 Q'가 대표적인 경우. 이밖에 빙그레의 `生 Q'와 `밀 Q', 의 참치캔 `I.Q' 등 Q 브랜드는 부지기수로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는 상품 자체의 이미지를 스스로 높여 구매욕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며 "최근들어 신세대를 겨냥한 상품 브랜드에 이런 `금기 문자'들이 자주 쓰인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