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란코비치 한국무대 떠난다.
기사입력 1996년 06월 17일 15시 31분
**국내리그 적응실패…8개월만에 하차 천안 일화의 유고용병 란코비치(23)가 한국프로축구 무대를 떠난다. 지난해 10월 일화가 63만5천달러(약 5억원)라는 당시 역대 최고의 몸값으로 수입, 혜성처럼 등장했던 그가 `코리안드림'을 펴지 못한 채 8개월만에 중도하차 하게 된 것. 란코비치의 일화구단 입단을 주선했던 매니저 최호규씨는 최근 "란코비치가 한국축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일본이나 스페인리그로 이적시킬 계획"이라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결론을 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란코비치는 다음주 중 일본프로축구리그(J리그)의 나고야 그램퍼스-에이트클럽에서 입단테스트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승5패로 J리그 16개팀 중 6위를 달리고 있는 나고야에는 작년도 MVP인 유고 축구영웅 스토이코비치가 뛰고 있는데 그가 란코비치를 원하고 있다는 것. 스토이코비치와 란코비치는 유고에서 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데다 현재 나고야에는 용병이 3명 뿐이어서 조건만 맞는다면 이적이 성사될 전망이다. 란코비치는 지난해 10월 일화가 포항과의 코리안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우승을 위해 긴급 수입한 용병. 지난해 11월11일 포항서 열린 챔피언결정 2차전서 페널티킥을 유도해 패배 직전의 일화를 기사회생시켰던 란코비치는 올들어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부진의 늪에서 헤매왔다. 지금까지 그가 투입된 것은 고작 6경기.
아디다스컵에서 교체멤버로 5경기를 뛰었고, 코리안리그 들어 1경기에 나섰으나 코칭스태프에게 실망만 안겨줬을 뿐이었다. 최근들어선 후보선수 명단에서 조차 제외되자 `삭발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자신에 대한 믿음이 식어버린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일화 코칭스태프진에서는 란코비치의 문제점으로 몸싸움 기피증과 적극성 결여를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