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밖으로] 해인사 스님 축구단
기사입력 1996년 06월 15일 15시 48분
##23일 연예인 올스타팀과 격돌 "문전에 있던 무착(無着)스님의 절묘한 헤딩슛, 골인-, 골인-." 오는 23일 오전 합천 (경내 운동장)를 찾는 불자(佛子)들은 이같은돌 계멘트와 함께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 같다. 산사 스님들이 연예인들과 한데 어울려 축구볼을 차고,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고, 본의아닌(?)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는 진풍경까지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날은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졌던 스님 축구단의 실체가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날이다. 스님들이 체력단련과 여가활동을 위해 축구를 즐기기는 했지만 중생(衆生)들에게 그들의 축구실력을 선보일 기회는 아직 없었다. ` 스님축구단'(가칭)의 상대는 김흥국 등이 주축이 된 `연예인 올스타 2002년 팀'. 이들은 `앵무새'(가수), `자칼'(탤런트), `아우성'(개그맨) 등 10여 개에 이르는 연예인 축구단에서 엄정 선발된 올스타여서 자칭 프로축구 `3부리그' 실력을 지녔다고 자평하고 있는 강팀이다. 산중의 스님들과 연예인들의 축구만남은 가수 김흥국이 서울 봉은사에서 월드컵유치를 위해 2002배의 고행을 한게 계기가 됐다. 이같은 미담이 불교계에 널리 퍼지자 조계종 관계자가 "스님들과 연예인들의 축구경기를 갖자"고 제의,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는 것. 이날 경기의 시축은 주지 성법 스님이 하게되며 경기개최 소문이 합천읍에 널리퍼져 상당한 관중이 운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스님축구단'의 무착스님은 "매년 단오날이면 경내 축구대회를 열 정도로 스님들은 축구를 즐겨왔다"면서 "1천여명에 이르는 스님들이 모두 축구에 일가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 축구단은 이번에 연예인 올스타를 맞아 3-4-3 포메이션이 주축이 된 `산중진법'(山中陳法)을 구사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합천읍내 조기축구회와의 경기에서 전승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 낙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가 성사된 만큼, 이번의 작은 축구모임을 계기로 남북통일의 기운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