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정형균감독 히든 카드
기사입력 1996년 06월 14일 16시 41분
##여핸드볼 ‘100코스 서킷 훈련’ ▣... `공포의 서킷 훈련'을 아시나요. 96 개막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있는 태릉선수촌에 이름만 들어도 몸서리쳐지는 악명 높은 훈련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선수는 물론 `독사'같은 감독과 코치들 조차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이 훈련의 이름은 바로 여자핸드볼팀이 1주일마다 겪는 `100코스 서킷 트레이닝'.
이 훈련은 올림픽 3연패를 준비하는 감독의 `히든카드'다.
핸드볼경기는 30분 동안 쉼없이 코트를 누벼야 하는 까닭에 선수들 개개인이 `고성능 파워에너지'를 몸속에 지녀야만 한다.
따라서 지구력을 기르기 위한 피나는 `근육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1주일에 한번씩 `100코스 서킷 트레이닝'을 맞는 선수들은 이름 그대로 100가지 코스를 1시간 동안 해치워야 한다.
감미로운 음악이 30초 동안 흐르는 사이 선수들은 한 코스를 끝마친다. 이어 3~4초 가량 음악이 멈추고 선수들은 또 다른 코스로 이동한다.
그리고 또 다시 30초 동안 고통의 음악, 음악...
선수들은 처음에는 거침없이 운동기구를 다루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5분이 지나면 근육이 요동치고 이내 정감독과 선수들은 `피나는' 싸움을 시작한다.
운동을 재촉하는 감독과 힘에 겨워 이를 거부하는 선수. 서로 심한 몸싸움을 벌이다 정감독은 피멍이 들 정도로 선수들로부터 꼬집힘을 당한다.
"서킷 훈련할 때는 감독 선생님이 악마같이 보여요. 너무너무 힘들어서 한 두번은 꼭 눈물을 흘리죠."
이젠 자신도 감독이 된 임오경(25.일본 이즈미)은 파김치가 된 몸으로 촌평한다.
"지옥훈련으로 이름난 유도 복싱 종목의 감독 선생님도 우리를 보면 혀를 내둘러요."
훈련을 마치고 입이 석자는 나와 있는 후배들도 한목소리다.
`서킷'의 `서'자(字)만 들어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서는 핸드볼 낭자들에게 이 훈련은 한없이 고통스럽기만하다.
하지만 여기서 흘린 땀과 눈물들이 거름이 되어 올림픽 금메달이 되는 그날을 위해 여자핸볼선수들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