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필중] 심판들이 뽑은‘인기톱’
기사입력 1996년 06월 14일 15시 29분
○… 심판들이 뽑은 `인기톱' 투수는 누구일까.
정답은 OB 이다. 이 선발 등판하는 날 심판들은 하나같이 "오늘은 좀 편하겠다"고 반색을 한다.
이유는 한가지, 다른 투수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인터벌이 짧기 때문.
쉬는 시간도 없이 운동장에 서서 1게임을 치르다 보면 심판들은 허리와 무릎이 아파 골병이 들게 마련.
그러니 군동작 없이 빨리 공을 던져 경기시간을 줄여주는 투수가 고마울 수밖에 없다.
이 7 이닝 선발승을 거둔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 시간은 3시간9분.
양팀 합해 무려 37안타가 쏟아지며 20대4의 스코어가 난 경기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지난 8일 잠실 해태전도 OB가 무려 10점을 냈지만 보통 6~7회 시간인 2시간19분만에 의 10대0 완봉승으로 끝났다.
은 포수에게서 공을 받으면 5초내에 다음 공을 던진다.
와인드업 없이 세트포지션만으로 투구를 하는 것도 인터벌 줄이기에 큰몫을 한다.
이처럼 시원시원한 투구를 하는 것은 평소 체질과도 무관하지 않다.
원정경기때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이 들어도 아침 7시면 `자동으로' 일어나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먹는다.
한창 잠 많을 나이지만 늦게까지 이부자리에서 뭉기적거리는 것이 체질적으로 맞질 않는것처럼 마운드에서도 오래 끄는 것을 스스로 참지 못한다.
현역 시절 목을 좌우로 몇번씩 꼬고 어깨를 실룩실룩 하는등 인터벌 길기로 유명했던 OB 최일언코치조차 "필중이의 빠른 인터벌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서슴없이 추켜세운다.
경기시간이 갈수록 늘어져 문제로 지적되는 요즘 의 삼빡한 경기운영은 모든 투수들이 본받을 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