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과방(科房)이 하숙방으로 …'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5시 47분
**"미리내는 하숙비 아깝다" 종강때까지 버티기 여름방학을 보름여 앞두고 하숙집을 박차고 과방이나 동아리 방을 찾는 지방유학생이 늘고 있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과방의 하숙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과목 대부분이 6월 중순에 종강을 하는 이유로 6월초에 하숙비를 내야하는 지방 하숙생들이 2주간의 하숙비를 벌기 위해 하숙집 대신 과방을 택하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후 집으로 내려가는 학생의 경우 한달중 8일을 지내기 위해 30만원씩 하는 하숙비를 내기가 더욱 아까운 형편이라 하나씩 둘씩 하숙집을 박차는 형국이라고.
집이 대구인 김형년군(단국대 경제무역학부 1년)은 "2주를 지내기 위해 한달 하숙비 28만원을 내기는 너무 아까와 6월들어 하숙집을 나왔다"며 "오늘은 친구집, 내일은 과방, 모레는 동아리방등 사흘마다 숙소를 바꾸는 방법으로 남은 시일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웬만한 과방이나 동아리방은 텔레비전 비디오 라디오등 갖가지 가전제품이나 소파 침대등 숙박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하룻밤 지새기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것.
세면은 도서관 화장실에서, 식사는 학교 식당에서 해결한다고.
남학생이 주류를 이루나 남자 친구를 쫓아온 여자 친구들이 밤을 새도록 죽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내친 김에 친한 친구들을 죄다 모아 `올 나이트'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과방 동아리방이 만원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깔끔하고 깨끗하기로 소문난 곳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평소 과방 출입이 잦은 나영남군(인문학부 1년)은 "평소에는 드나들지도 않던 지방하숙생들이 6월이 시작되면서 쇄도하고 있다"며 "침낭을 비롯, 갖가지 살림도구들을 무턱대고 갖다놓고 텃세를 부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가 하숙집 주인들은 때아닌 하숙생들의 집단 이탈에 하숙비를 보름치만 받는등 대책 마련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