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강영수] 2억 신인 합격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5시 17분
## '쓸개빠진' 곰인줄 알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 OB의 2억원대 신인 강영수(23)가 마침내 불거져나오기 시작했다.
계약금 2억원, 연봉 2천만원을 받고 2차지명 1번으로 입단한 강영수였지만 출발은 영 신통치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개막전부터 튈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에게 시즌 개막 이틀전 내려진 처분은 `2군행'이라는 청천벽력. 타격은 쓸만한데 외야수비가 불안하고, 특히 어깨가 약하다는 이유였다.
동기생인 현대 이 최고스타로 급부상 하는 모습을 꼼짝없이 2군에서 지켜만 봐야했다. 이후 지난 7일 1군에 복귀해 2게임에 대타와 대주자로 나갔고 12일 대구 삼성전에 데뷔 첫 선발 좌익수이자 톱타자로 출전했다. 첫시험은 A학점.
3회초 1사후 우중간을 쫙 찢는 2루타를 터뜨린데 이어 5회초에도 가볍게 밀어친 우전안타를 날려 4타수 2안타. 이날 경기전 우용득 전 삼성감독은 강영수의 프리배팅을 지켜보다가 감독에게 "저 친구 누굽니까, 방망이 참 잘 돌리네요"라며 감탄했었다. 첫 선발 출전 합격은 강영수를 들뜨게 했던 모양이다.
경기후 숙소로 돌아와 야참을 먹은 뒤 새벽 1시가 넘도록 텅빈 호텔 주차장에 나가 방망이를 휘둘렀다. 마치 세수한 것처럼 온얼굴에 땀범벅이 됐지만 이제 막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각오에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 < 대구=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