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장미한송이 사랑고백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5시 12분
서양인들은 연인이나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간밤에 잠 못잔 사람 하품하듯 잘도 하는데 우리 한국의 남자들은 영화배우 몇 명을 빼곤 못하겠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왜 힘들까, 국민성과 관련이 있는 걸까…?
그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 깊게 연구해서 결과를 알려 주면 좋을 것 같은데, 우선 필자의 주장인즉 `널 사랑해' `넌 아름다워'등의 말은 꼭 한 줄 알아야겠다는 것이다.
말로만 하니 돈이 안 들어 좋고 그것 보다는 남자의 사랑한다는 말 90%는 가짜지만 여자들의 90%는 그말을 믿고 인생을 걸기까지 한다니 말이다.
그래도 사랑고백의 말이 안 나오는 사람은 요즘의 신제품개그를 이용하기 바란다.
"웃기자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 혹 이 개그를 알고 있어도 들어 줘, 숫자 1,2,3이 있었어. 1이 `얘들아 우리 고스톱치자'고 했어. 그런데 3이 마침 오는 4를 보며 `사랑해'그랬대. 난 지금 3의 심정이야."
좀 더 낭만적인 문학성을 발휘하고 싶을 땐 이렇게 말해도 좋다.
"첨부터 장미를 걸레라고 불렀다면 난 지금 너한테 이렇게 말하고 있을거야 `야, 이 걸레같은 여자야!'라고."
장미얘기가 나와서인데 프로포즈 대상자에게 장미 한송이를 들고 간다.
"상희씨, 장미를 한 글자로 줄이면 뭔줄 알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당당히 말한다.
"너" 그리고 또 묻는다.
"상희씨, 장미를 네글자로 늘리면?"
여자는 고민을 할뿐 알리가 없다.
더욱 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그래도 너"한다.
쉬지 말고 질문공세를 퍼 붓는다.
"상희씨, 이번에는 장미를 여덟글자로 늘려 보자구. 뭘까?"
여자는 마구마구 고민만 할뿐 대답을 못할 것이다.
틈을 주지 말고 가장 매력적인 음성으로 외친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
이 말을 듣고 감동하지 않을 여자가 이 세상에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