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선발투수 대기제’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5시 11분
## 중간-마무리 부진 총동원령 롯데가 마지막 카드를 뽑았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지난 12일 한화전에서 재역전패한 뒤 사직구장 령 커룸에서 긴급미팅을 갖고 한시적이지만 `선발투수 대기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선발들은 등판 간격만 지켜주면 그만이었지만 좀처럼 탈꼴찌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13일 마산경기부터 이들까지도 덕아웃에 준비시키기로 했다. 강상수 등이 예전처럼 다음경기를 위해 사복을 입고 상대팀의 경기를 관전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 등판하는 것. 확실하게 이겨야 하는 게임이라면 선발요원이 원포인트나 마무리로 나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리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롯데는 올시즌 내내 투수력 때문에 고전했다.
초반에는 5억신인 에게 구원을 맡겼지만 경험부족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과 의 공백으로 선발까지 무너져 보직변경이란 1차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를 드러내 지난달 30일 꼴찌로 추락했고, 4명의 3할타자들이 활발한 공격을 펼쳐도 허약한 중간과 마무리 탓에 번번이 패배를 거듭됐다. 결국 합리적인 야구, 선수 중심의 야구를 추구하던 김감독도 `최후의 무리수'를 선택하게 됐다. 악수일지 묘수일지는 성급히 판단할 수 없지만 거인의 아픈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정임이 분명하다. < 부산=이창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