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더미어부인의 부채-성풍속과 여성의 삶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5시 09분
**당대 상류사회 일면 리얼하게 풍자 **이혜경-전국환 부부역 열연 국립극단은 19일부터 28일까지 장충동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정진수 번역, 김완수 연출)를 국내 초연한다.
영국의 고유한 풍속인 `귀부인의 부채'를 소재로, 당시의 사회적인 규범 속에서 일어나는 성풍속도와 여성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담고 있는 코미디.
지난 1892년 에서 초연됐으며 영국의 `사교계 희극'으로 1660년 왕정복고기에 생겨난 풍속희곡(Society comedy) 계열의 작품.
풍속희극은 남녀 양성(兩性)의 갈등과 그 관계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게 극의 내용. 관객들에게 총명한 인간과 어리석은 인간군상을 대비시킬 뿐만 아니라 때로 허황된 극적 상황을 제시, 인간의 위선을 그려내는 게 특징.
반면 `윈더미어…'는 단순한 풍속희곡의 수준을 넘어서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여성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검증한다. 여성은 오직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로 만족해야하는가, 아니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느쪽이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가치기준을 드라마화하고 있는 것.
즉 경구적이고 역설에 가득찬 구절들과 우스꽝스런 상황의 전개가 유명하기도하다.
이번 국립극장의 무대는 풍속희극이 갖는 코미디적인 요소에다가 멜로드라마적인 요소를 잘 조화시켜 독특한 극의 맛을 형상화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극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하여 영국인 언어표현강사 알렉스 테일러가 내한, 배우들에게 영국 상류사회의 풍속을 전수, 그 일면을 선보여 관심거리.
윈더미어 부인에는 국립극장의 개성파 배우 이혜경, 그녀의 남편에는 묵직한 울림의 전국환, 로튼 경에는 코믹연기의 대명사 서희승, 그래함에는 김재건이 등장, 연기대결을 펼친다.
여기에 원로배우 백성희, 중견 이승옥 손봉숙 김종구 오영수 최운교 권복순 이승옥, 젊은 연기자 조은경 한희정 문경숙 남유선이 가세,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 271-1741.
< 박용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