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 <제18화> 애욕의 소용돌이 ③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6시 30분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전혀 엉뚱한 말이 터져 나왔다.



"지금 이곳에는 황금사원의 주인 황보백령이 감금되어 있소. 그녀에 대해서 당신이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으리라 보는데…틀렸소?"





추월야접은 일순 매우 긴장한다.



"황보소저가 붙잡혀 왔단 말인가요?"



"그렇소."



"소저의 무공은 당대무적(當代無敵)으로 손색이 없어요."



"그러나 사실이오."



"믿을 수가 없군요."



청죽생은 그녀가 관심을 보이자 조용히 뇌까린다.



"청매가 황금사원과 깊은 관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소. 기회를 제공했으니 그녀를 구해서 떠나시오."



"난 황금사원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입문했죠."



청죽생은 신중한 기색으로 밖의 동정을 살폈다.



"황보백령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거요. 그러나 일심부주의 사매인 모용추가 출타중이므로 기회는 좋소."



추월야접이 청죽생을 정면으로 주시했다.



"이제서야 그런 정보를 제공해 주는 저의가 뭐죠?"



"이미 여러번 말했지만 청매를 위해서요."



추월야접의 눈매가 쌀쌀맞게 변했다.



"흥! 내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는 속셈이라는거 알아요. 하지만 성공했어요."



청죽생의 안면이 밝아졌다.



"황보백령은 내원의 가장 깊숙한 곳에 감금되어 있소. 그곳에는 일심부주가 머물고 있으니 매우 조심해야 하오."



"우리 사이의 일은 이것으로 마무리된게 아니예요. 황보소저를 구하고 난 후에 계속 따지도록 할거예요."



"그건 매우 위험한 짓이오. 황보백령의 탈옥 사실이 발견되면 즉각 추적에 나서게 될 것이오. 다시 돌아와서는 안되오."



"아니오. 반드시 돌아와요."



추월야접은 단호하게 외치며 청죽생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청...매?"



청죽생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추월야접의 입술이 청죽생의 입술을 덮었던 것이다.



면사로 가려진 입술.



그래도 그 입술은 달콤했고 뜨거웠다.



청죽생은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그 눈물도 뜨거웠다.



추월야접이 소곤거렸다.



"난 절대 당신을 포기하지 않아요."



청죽생의 몸이 부르르 전율을 일으켰다. 추월야접은 의복을 걸치고 바람처럼 그 방을 빠져 나갔다. 하지만 그녀의 향기는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서 청죽생을 몽롱하게 만들었다.



심기(心機)를 알 수 없는 청죽생이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