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장종훈 '주루 플레이는 제2전공'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5시 01분
○… "무조 건 홈 까지 뛰 랬어요 ."
11일 한화-롯데전이 열린 부산사직구장.
승부가 치열하게 업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한화 은 `박수 부대'의 일원으로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지난 6일 쌍방울전에서 왼쪽손목에 공을 맞아 덕아웃에서 동료들을 응원만 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시대는 영웅의 안식을 바라지 않았다.
한화가 6-8로 추격한 8회초.
1사 1루에서 8번 조경택이 중전안타를 치자 감독은 "누가 빠르지…"라며 눈길을 에게 주었다.
슬러거인 탓에 대주자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였다.
그러나 자칫 내야땅볼이 나오면 병살로 처리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강감독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안타가 나오면 최소 3루까지는 책임져. 웬만하면 홈까지 뛰고."
이후 은 후속 2연속 안타로 동점주자가 됐다.
프로 유니폼을 갓 입은 87, 88년 무렵에 대주자로 몇번 나섰던 그는 90년대는 이 부문과는 담을 쌓았다.
워낙 슬러거로서 명성이 다져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은 타격뿐만 아니라 발에서도 있었다.
웬만한 우전안타때 1루에서 3루까지 가는 것은 그에게는 식은죽 먹기다.
또 풍부한 경험에서는 우러나는 홈쇄도도 수준급이다.
실제로 91년에는 35개의 홈런을 치면서도 21번의 도루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앞으로 타격이 안되면 대주자로서도 억대 연봉을 할 수 있다고 큰 소리 치는 .
`발이 빠른 선수가 스윙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속설을 또 한번 입증시킨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