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성의 일본야구] 일본인 야구 사랑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5시 01분
##TV 중계 시청률 30 일본에 야구가 없다면 일본인들은 `인생이 재미없을 것'이라고 말할 게 틀림없다. 일본 국민들의 삶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대통령은 하시모토 일본총리에게 노모의 글러브와 사인볼을 선물해 일본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국이야 자신들이 만들어 보급시킨 스포츠인 만큼 생활화 돼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일본이 `야국(野國)'이 된 것은 아마도 야구의 특성과 국민성이 딱 들어맞기 때문일 것이다.
야구는 그 어느 종목보다 기록이 복잡한 숫자의 게임이고, 변화의 타이밍에서 고도의 전략전술이 필요한 스포츠다.
결국 숫자놀음이란 것이 `경제동물' 일본인의 국민성에 딱 맞고, 세기와 잔 플레이를 중시하는 것이 `경박단소(輕薄短小)'를 제일주의로 하는 기질과 똑같다.
그러나 야구사랑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깊은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 프로팀인 자이언츠가 지난 36년에 생겼으니 어느덧 61년의 장구한 역사다.
이 뛰고 있는 도 올해가 창립 60주년이다.
열살 소년시절에 를 보기 시작한 사람이 지금은 70세가 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야구와 함께 살아왔으니 `야구팬'이라는 계층이 따로 존재하는 한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 바로 신문과 방송이다.
스포츠신문은 온통 야구일색이고, 방송은 더하다.
각 지역방송은 홈팀의 경기를 매일 돌아가며 중계한다.
와 의 연장 13회 경기를 스포츠 전문채널이 아닌데도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중계하는 것을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시청률이 30를 웃도니 당연한 결과다.
그러니 주말에 벌어지는 경마와 의 결승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종목은 여지없이 찬밥이다.
지난달 31일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가 발표됐을 때도 1일 하루만 전 신문의 1면을 차지하더니 그 며칠뒤부터는 도통 관심이 없는 듯하다.
지난 82년 창립된 한국 도 15년째.
`야구의 나라' 일본에서 전국의 구장을 취재하면서 한국 60주년에는 평양에서 기념경기를 갖는 `전민족의 야구팬화'를 그려보는 것이 꿈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