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英여왕 엘리자베스와 리즈 테일러의 신경전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4시 59분
## 3천만달러 다이애나보석‘경매’ `엘리자베스 VS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엘리자베스와 은막의 여왕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다이애나가 갖고 있는 왕실의 보석을 놓고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세기의 대결'은 찰스가 이혼서류에서 약속한 6천만달러를 지불하지 않으면 자신이 소유한 보석을 경매에 내놓겠다고 다이애너가 여왕에게 으름장을 놓으면서 시작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보석 수집광' 리즈 테일러가 상당한 흥미를 보여 여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리즈 테일러는 지난 87년 한차례 보석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심슨부인과의 사랑으로 유명한 윈저공이 갖고 있던 왕실의 브로치 하나가 87년 제네바경매에 부쳐졌을 때, 리즈 테일러가 무려 60만달러라는 거액으로 여왕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며 보석을 `채갔기' 때문이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여왕은 "다이애나의 보물은 가문의 유산이자 왕실의 상징이기 때문에 결코 팔려서는 안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여왕의 뜻대로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다이애나는 돈을 못받으면 보석을 팔 의도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이애나는 자선단체의 모임을 통해 몇차례 리즈 테일러를 만나 87년의 얘기를 화제에 올리며 서로 교감을 나눴다고 한다. 다이애나는 이미 발빠르게 일부 보석의 감정을 의뢰해 놨다. 3백만달러로 추정되는 1914년 메어리 여왕을 위해 만든 진주 왕관을 비롯해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브로치, 에메랄드 등 감정을 의뢰한 몇가지가 1백만~2백50만달러의 가치가 있음을 확인했다. 다이애나는 최근 재클린 케네디의 보석과 소지품을 놓고 열렸던 뉴욕 경매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 경매는 총 5백만달러 규모였지만 다이애나의 소지품은 그것보다 6배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