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감독]쓸만한 재목 수소문해봐도 여의치 않아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4시 59분
"괜찮아야 할텐데..." 허정무 전남 감독은 요즘 경기때마다 깜짝깜짝 `경기'를 일으키곤 한다.
수문장 김민철(24)이 상대팀 공격수와 부딪쳐 땅바닥을 뒹굴기라도 하면 가슴이 철렁 주저앉고 만다. 전남의 GK 가용자원이라곤 김민철 한명 뿐이니 그럴 법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남 수문장의 면면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러시아축구협회가 선정한 `93년 최우수GK' 유리 쉬시킨과 에서 이적해 온 우, 9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데려온 박종문 등 언제든지 실전에 투입 가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임 정병탁 감독은 쉬시킨을 기량미달이란 이유로 러시아로 돌려보냈고 우는 감독과의 불화로 신생팀 수원 삼성으로 보따리를 싸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종문도 병역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청팀에 입대하는 바람에 GK 자원은 완전 고갈되고 말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전남은 올 아디다스컵 개막을 두달여 앞두고 의 김민철과 대우의 유영록(27)을 긴급 수혈받았던 것. 그러나 일이 한번 꼬이려고드니 끝이 없었다.
어렵사리 영입한 유영록마저 오른쪽 복숭아뼈 피로골절로 지난달 수술을 받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버려 김민철만 외롭게 전남의 골문을 지키게 됐다. 거기다 러시아와 유고 영국 등지에서 외국인 GK를 불러오기 위해 백방으로 손을 써봤지만 그것도 쉬 풀리지 않고 있다. "후보명단에 GK 한명 넣지 않고 경기를 벌이는 것만큼 불안한게 없다."
허정무 감독은 "그나마 김민철이 경기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불행 중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