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아킬레스 힘줄의 염증
기사입력 1996년 06월 11일 16시 02분
**이온화 약물 투여법으로 관절 염증 치료 점잖아 보이는 중년 신사분이 어울리지 않게 슬리퍼를 신고 병원에 찾아왔다. 이 환자는 3년째 슬리퍼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두달 뒤에 있을 딸의 결혼식에도 슬리퍼를 신고 가게 될 형편이라는 것. 사연을 들어보았더니 5년전 골프를 치다가 발을 다쳤는데 3일쯤 지나자 갑자기 발목에서 힘이 빠지더니 저절로 툭 꺾여지더란다.
병원에 갔더니 아킬레스 힘줄에 이상이 생겼다며 석고 붕대를 했는데 오히려 3주뒤에는 아킬레스 힘줄이 다 녹아버려서 수술까지 했다는 것.
수술을 받은 후 발은 힘없이 질질 끌리고 신발만 신으면 뒤꿈치가 까지고 아파서 슬리퍼 밖에 못 신는 신세가 된 것이다.
점잖은 자리에는 갈 수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던 골프는 아예 생각도 못하니 정말 살 맛 안난다는 하소연이었다.
아킬레스 힘줄은 우리 몸에서 제일 길고 아주 튼튼한 힘줄로 쉽게 탈이 나지는 않지만 일단 고장이 나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 환자는 혈액 검사에서 만성염증이 나타났고 컴퓨터 체열 촬영 결과 무릎까지 체열이 상승해서 염증이 넓게 퍼졌음을 알 수 있었다.
효과가 정확한 이온화 약물 투여법을 이용해서 발목 관절과 아킬레스 힘줄의 염증을 치료하면서 물리치료를 이용해 아킬레스 힘줄을 스트레칭시켜서 발목의 운동 범위를 서서히 늘려갔다.
동시에 저주파 레이저와 하이바마트 림프 순환 마사지로 피부의 탄력을 증대시키면서 발 뒤꿈치에 압력이 덜 가는 신발을 새로 만들어주었다.
구두를 신고 딸 결혼식에 무사히 다녀왔음은 물론이고 지금은 그렇게 좋아하던 골프도 마음껏 치게 됐다. 좀더 일찍 이온화 약물투여를 받았더라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전영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