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소설] LOVE LOVE LOVE.......이규형(8)
기사입력 1996년 06월 11일 14시 40분
/// 보디가드(1) ///. `콜트 피손'은 권총의 라고 불린다. 여성적 곡선미를 뽐내는 반면 파괴력에선 357 마그남탄을 사용해 지극히 남성적이다. 이 강력한 탄을 한방 먹으면 웬만큼 재수가 좋지 않는 한 의사보다는 장의사를찾게된다. "더티 하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쓰는 총이 이게예요?". "아닙니다. 그건 마그남 44라고 하는 스미스 & 웨슨사의 권총입니다.이 357 마그남은 라이벌인 콜트회사의 작품이고...". "뭐가 틀리죠? 이 총이랑 더티 하리의 총이랑?". 혜령은 호텔 룸 테이블 위에 놓인 콜트피손 리벌버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시원하고 커다란 두 눈망울이 호기심으로 강렬하게 타오른다.총싸움 영화를 찍게 될 영화배우로선 당연한 호기심이다. "44 마그남은 총신이 훨씬 크죠. 무거운면 기동력이 떨어집니다. 상대방과 똑같이 권총을 뽑을 때 0.05초 차이로 빵! 내가 당하는 겁니다.실은 좋은 권총이 아니에요". 그는 머리에 손가락을 대곤 총맞은 시늉을 하며 고개를 툭 떨어뜨렸다. "그런데 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 총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총이라고 그러죠?". 그녀는 요번에 과의 합작영화를 찍기 위해 더티 하리 시리즈같은영화를 신경써서 본 모양이다. "그게 바로 영화와 실제가 틀리다는 예입니다. 권총은 어차피 근접전에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지 코끼리나 코뿔소 사냥하기 위한 총은 아닙니다.
근거리에서 맞으면 어떤 총이든 똑같이 죽습니다.마그남탄을 써야된다면 44보다 조금이라도 가벼운 357마그남을 쓰는 게낫죠". 그녀는 총을 들고 일어나 호텔창가로 걸어가서는 사격자세로 허리를낮춘다. "열혈남아, 나와라 팡팡!". 창문 밖 시가지를 향해 콜트 피손을 겨냥하던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는 늘 하던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 경호원은 왜 관뒀죠?". "그건...대통령의 딸이 날 좋아하는 바람에...". "호호 그건 농담? 진담?". 그녀가 눈을 살짝 흘기며 앙증맞게 웃는다. 스물일곱으로 안보인다.소녀의 귀여움이 그득 담긴 웃음이다. 늘 TV CF에서 보면 괜찮다고 생각했던 앙드러진 표정이다. "두손으로 꽈악 움켜 쥐세요. 잘못하면 총이 지구밖까지 튀깁니다". 그는 그녀 등뒤로 다가가 폼을 교정시켜 주었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 팔 맨살에 스칠 때 짧은 전율이 일었다. 머리칼과 목덜미에선 여자향기가 묻어왔다.
언제 맡아도 좋은 그리운 냄새다. 그녀가 몸을 틀어 호텔방안 거울을 향해 총을 겨눈다. "사람 쏴 본 일 있어요". 거울에 비치는 그녀가 역시 거울 속의 그를 향해 물었다. "다행히도 아직은...". "총을 진짜 잘 쏘나요. 보디가드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