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박철순] 불혹이 무색한 힘 …힘!
기사입력 1996년 06월 08일 15시 49분
**5회 넘겨도 거뜬 - 팀공헌 '으뜸'
`아직은 젊은 오빠.'
OB `불사조' (40)이 노장 특유의 관록피칭으로 마운드의 실세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다들 에게는 최고령 선수라는 상징적 의미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팀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요즘 그의 팀공헌도는 웬만한 젊은 후배들을 뺨친다.
최근 2게임에 선발 등판해 14⅔ 이닝을 던지며 얻은 것은 1패뿐.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7일 잠실 해태전은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을 백분 발휘한 경기였다.
1회초 톱타자 에게 총알같은 좌익선상 2루타를 맞는 등 7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병살타 2번을 잡아내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주자가 나가면 철저히 몸쪽 낮은쪽에 승부를 걸어 내야땅볼을 유도했고 타자가 기다리는 반대의 구질로 허를 찌르는 장면은 단연 돋보였다.
7회 2사 2루서 에게 마운드를 넘긴 뒤 은 "솔직히 내려오기가 싫었다. 끝까지 던져도 점수를 안줄 자신이 있었는데…"라며 미련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잠실 전에서도 8이닝을 2자책으로 막는 등 최근 이 호투를 거듭하는 것은 무엇보다 체력이 바탕이다.
"작년만 해도 5회를 넘기면 호흡이 가 는데 올시즌은 후반에도 힘이 넘쳐 나 자신도 이상할 정도예요."
요즘처럼 팀이 어려운 시기에 의 뜻하지 않은 분발은 분명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