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박재홍은 유행어 제조기'
기사입력 1996년 06월 08일 15시 48분
"용서 할 수 없어요."
요즘 현대선수들은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삼진을 먹었거나 대화 도중 핀잔을 들을라치면 여지없이 이 말이 튀어나온다.
이 유행어의 진원지는 신인 .
은 야구를 입으로 하는게 아닌가할 정도로 톡톡 튀는 `그라운드의 개그맨'이다.
데뷔 3개월 만에 히트작이 벌써 서너가지.
"용서 안 해요" 이외에도 대표적인 것이 `손가락 하이 파이브'다.
은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을때 손바닥을 머리 위로 올려 부딪치는 하이 파이브 대신 검지손가락 하나를 삐죽 내민다.
그것도 얼떨한 표정으로.
그러면 동료들도 비슷한 표정으로 손가락 하나만 내밀어 툭 부딪친다.
이것이 바로 `하이 원(손가락 하나만 높이 든다는 뜻)'.
급기야 코칭스태프들까지 이 유행에 `물'이 들었다.
며칠전 홈런을 친 이 손가락을 내밀자 그를 반기던 신언호 수석코치와 하기룡 투수코치도 엉겁결에 손가락 하나를 똑같이 내민 것.
이밖에도 "……해야지~"라며 끝을 올리는 말투도 유행시켰다.
급하거나 잘 나갈수록 좀더 여유를 가지고 침착하자는 의도라나.
어쨌거나 지난주 2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자 "용서할 수 없다"며 덤빈 은 그 다음날에는 모두 안타를 쳐냈다.
투수들의 집중견제에도 불구하고 "한번 당하면 철저히 연구해 다음날 반드시 쳐낸다"는게 아직까지 슬럼프를 모르는 까닭.
쾌활한 성격과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
그의 거침없는 질주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