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구(死球) 콤플렉스’
기사입력 1996년 06월 07일 17시 25분
## 터지고 멍들고 지고나면 더 억울해 삼성 타자들이 `사구(死球)' 콤플렉스에 떨고 있다. 2일 현대전에서 빈볼 시비끝에 난투극을 벌인 뒤 경기마다 상대 투수들의 위협구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빈볼투구에 따른 시시비비가 불거져 나온 뒤 다른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은 올시즌들어 유난히 빈볼성 위협구가 많아진 것은 전적으로 삼성이 유발했기 때문이라는 공통된 시각을 보였다. 특히 한화를 제외한 6개구단은 모두 한차례 이상 삼성 투수들로부터 빈볼에 가까운 사구를 맞아본 경험을 내세우며 앞으로 삼성전에선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때 삼성 감독밑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현대 모코치는 "삼성 투수들의 사구는 90% 이상 백감독이 지시한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직접 타석에 서야 하는 삼성 타자들.
6일 끝난 해태와의 광주 3연전에서 이와 같은 걱정이 그대로 나타났다.
삼성 타자들은 3경기에서 4개의 사구를 맞으며 무려 24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해태 투수들의 의도적인 몸쪽 승부에 제대로 방망이 한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삼성의 한 타자는 "타석에 서는 게 겁난다. 갑자기 다른팀 투수들이 모두 맹수로 변한 것 같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선수들의 볼멘소리와는 상관없이 `야구는 전쟁'이라며 타석에 바짝 다가서라는 `냉혈한' 감독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뒤에는 감독의 눈, 앞에는 빈볼.
삼성타자는 괴롭기만 하다.
< 대구=김대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