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우리는 '난형난제' 라이벌
기사입력 1996년 06월 07일 17시 08분
**스타일은 서로 정반대 경우 많아 `벨로드롬을 누비는 형제 경륜선수를 아십니까.'
김희성(31)-희권(26), 김재인(37)-성열(33), 함직영(29)-흥영(26)선수가 바로 그들. 이들 형제 경륜선수들은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며 때로는 라이벌로서, 때로는 친구처럼 서로의 장단점을 지적해주며 선수생활을 하고 있어 다른 선수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다. 이들 형제 선수들은 경기인 출신이 아닌 동호인 출신.
자전거가 너무 좋아 경륜 선수로 변신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 최초의 경륜 형제선수인 김희성-희권형제 역시 취미삼아 시작한 자전거에 매료돼 아예 경륜선수로 직업을 바꾼 경우다. 지난 94년 원년멤버로 경륜에 데뷔한 이들 형제는 경기인 출신 선수들에 가려 비록 뛰어난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경륜팬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로 사랑을 받고 있다. 동생은 형의 자전거를 물려받아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성적은 형보다 다소 나은 편. 김희권선수는 형의 영향으로 경륜 선수가 됐지만 김재인선수는 동생의 영향으로 경륜선수가 된 케이스다. 김성열선수는 자전거 점포를 운영하며 운동삼아 MTB를 타던 동호인 출신.
김선수는 직선주로 스퍼트가 뛰어난 추입형선수, 동생 김재인 선수는 정반대인 선행형 선수로 다른 작전을 구하지만 둘다 한방을 터트리는 `고액배당' 제조기로서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훈련원 3기출신으로 이번에 새로 경륜 선수가 된 함직영선수 역시 동생의 영향을 받아 올해 경륜선수로 데뷔했다. 형제선수들은 같은 피붙이인데도 경기 스타일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또 형이 잘하는 날은 동생도 덩달아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아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형제 사이이지만 경기에 나서면 경쟁의식이 발동해 선의의 라이벌 관계로 돌변한다. 하지만 형제 선수들은 같은 경기에 뛰지 않도록 하는 게 편성의 원칙.
지난해 경륜 사상 처음으로 김재인-성열선수가 같은 경주에서 맞붙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동생의 승리.
김성열선수가 1위로 우승하고 형인 김재인선수는 3위로 골인한 것이다.
경기후 김재인선수는 "형제끼리 1, 2위를 하면 짜고 했다는 말을 들을 까봐 할 수 없이 3위를 했다"는 농담을 남겨 주위 사람을 웃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