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래프팅 동호인 물살부족 행사연기
기사입력 1996년 06월 07일 17시 07분
**강물 말라 내려갈 물살마저 부족 울상 제발 비좀 와 다오. 래프팅 동호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는 국내 래프팅 10년사상 최악으로 봄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강물이 바짝 말라붙었다. 래프팅이 요동치는 재미를 만끽하는 급류는 커녕, 제대로 떠내려갈 물살마저 태부족이다. 국내 최대의 급류 백화점으로 꼽히는 철원군 한탄강의 경우 강폭이 평균 10m 이하로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수심 역시 절반 이하로 낮아져 수십군데에선 아예 발을 걷고 강을 건너갈 정도. 천혜의 래프팅 요새인 인제군 내린천 역시 수량이 워낙 줄어들어, 동호인들은 물에서 래프팅을 타는 것인지, 맨땅에서 고무보트를 끄는건지 모르겠다고 푸념이다. 영월군 동강 역시 평소 3시간 안팎 걸리던 코스주행시간이 두배 이상 늘면서 고생도 곱배기로 늘고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한여름더위가 기습했다.
동호인들은 전국 논밭이 말라 농부들이 강에 그나마 남은 물을 모두 퍼올리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속으로는 가슴앓이다. 래프팅 알선단체에서는 발등에 불이 붙었다.
평소 5~10㎞인 급류코스를 절반 이하로 단축하는가 하면, 이달 들어서는 래프팅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무기연기 또는 아예 취소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알선단체들은 "올 한탄강에서는 어린이날 이후로 비를 못봤다."면서, "회원 가운데는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지않겠느냐는 분위기"라고 이구동성. 이들은 이 6월말로 예보한 장마가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집중호우만 아니라면 비가 와서 물이 불어야 신바람나는 래프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