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이숭용] 진짜 복병
기사입력 1996년 06월 07일 15시 14분
## 상대투수 요주의 인물… 은근슬쩍 공격5부문 10걸 랭크 현대 이숭용(25)의 기세가 무섭다. 개막후 계속되고 있는 타격의 폭발장세가 초여름 불볕날씨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어느덧 투수들의 견제대상으로 꼽힐 만큼 당당히 강타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6일 현재 3할9리로 타격 10위, 타점 10위(27개), 홈런 8위(8개) 등 공격 메이저 3개부문 10위권에 진입했고 출루율(0.424)과 장타율(0.576)은 각각 4위에 올라 고른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은 , 에게 뒤처지지만 투수들이 느끼는 부담은 이숭용에게서 두배가 된다. 장거리타자인 과 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점이 적은 까닭이다.
좀처럼 타격의 기복이 적고 왼손타자답게 정확성이 뛰어나 정상급 투수들도 쉽게 공략을 못하고 있다. 투수들의 견제를 가늠할 수 있는 고의4구에서 이숭용은 타의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총 4사구 29개 가운데 가장 많은 12개의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이 부문 2위는 쌍방울 와 심재학으로 나란히 5개.
그러나 투수들의 집중견제에도 이숭용이 매서운 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가지 구질만 공략하는 노려치기가 뛰어난 때문이다. 생각지 않은 구질일 때는 마음먹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끈질긴 신경전을 벌여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는 이숭용은 팀의 선두질주를 하는데 `주연'으로 대접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숭용을 `빛나는 조연'으로 말하는데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역시 아무도 없다. <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