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스탠리컵
기사입력 1996년 06월 07일 14시 54분
## 의 꿈과 영광…숱한 시련도 '스탠레스 컵'은 알아도 `스탠리컵'을 잘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발음상 `스탠레스 컵'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는 이 컵은 해마다 () 우승팀에 주어지는 영광과 권위의 상징이다. 올해도 콜로라도 애벌란치와 팬더스가 이 컵의 주인을 결정짓기 위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 다투고 있다. 선수들의 꿈은 이 컵으로 우승 축하 샴페인을 맛보는 것.
50%의 우승확률이 있는 결승전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가혹한 보디체크가 펼쳐지고 링크는 치열한 전쟁터로 돌변한다. `도대체 스탠리컵이 뭐길래….'
스탠리컵은 올해로 103세이다. 1893년 캐나다 총독 프레드릭 아서 스탠리경이 기증해 컵 명칭을 그의 이름 그대로 땄다. 초기에는 캐나다 최우수팀에 이 컵을 수여하도록 했으나 1926년부터는 북미프로팀이 독점하게 됐다. 103년간을 장수해 온 덕에 스탠리컵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시련을 겪었다.
첫 시련은 1905년에 있었다.
오타와 실버세븐팀은 우승이 확정된 날 파티를 벌이다 선수 한명이 취중에 스탠리컵을 발로 차버렸고, 컵은 데굴데굴 굴러 리듀운하의 강바닥에 풍덩 빠져버렸다. 컵이 강바닥에 박혀있는 줄도 모르고 파티에만 열중했던 선수들은 이튿날 컵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주위를 사방팔방 탐색한 끝에 겨우 강바닥에서 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두번째 시련은 몬트리얼 원더러스가 우승했던 1907년에 닥쳤다.
원더러스는 우승직후 사진관으로 직행, 컵을 앞세운 채 기념촬영을 가졌다. 하지만 이것이 탈이었다. 당시만해도 사진기가 신기했던 까닭에 선수들은 사진촬영에만 열중, 컵을 챙기는 것을 깜박했던 것이다. 주인잃은 컵은 사진관 주인집에서 라일락 꽃병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볼링장에 옮겨져 땅콩 접시로 쓰이기도 했다. 원더러스는 수개월이 지난후 사진관 주인으로 부터 다행히 컵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최근에 벌어진 에피소드로는 지난 62년 몬트리얼 캐나디언스의 열성팬이 에서 전시돼 있던 컵을 훔쳐간 사건을 들 수 있다. 스스로를 캐나디언스 마니아라고 칭하는 이 광적인 팬은 "컵 주인은 캐나디언스이다"라며 캐나디언스팀에 이를 기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러 세인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의 꿈과 영광이 서려있는 스탠리컵-. 이 컵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더 담아낼 지 궁금하다. < 구동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