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기복심한 선수들 때문에 팬들 웃다가 울다가
기사입력 1996년 06월 06일 16시 23분
##강진형등‘럭비공파’... "어제는 1위 오늘은 꼴찌"
##둘쭉날쭉 성적 승부욕 부족이 원인
`모아니면 도-'
입상이 유력할 때는 꼴등을 하고 반대로 입상이 어려운 경주에서는
1등을 해 고액배당을 터뜨리는 `예측불허'의 선수들이 있어 팬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기운이 펄펄 날 때는 2위 선수와 큰 차이로 우승을 하는가 하면 어떨 때는
힘한번 못 써보고 그대로 꼴찌로 들어와 팬들의 환호와 원성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
이른바 `럭비공파'로 분류되는 강진형, 김덕산, 이호식, 서영환, 김응수,
김익삼, 송홍우, 양희동, 한당수, 한영기 선수가 바로 그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모두 `연막작전'에 능하다는 점.
예를 들어 "컨디션이 엉망이다"고 말하고서는 정작 경주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컨디션이 좋아 일을 한 번 내겠다"고 호언장담하고서는
꼴찌로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않다.
서영환선수의 경우 3회차(3월29~31일)와 4회차(4월5~7일) 경륜에 출전,
7등 3회, 6등 2회, 4등 1회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더니 4월19일
금요경주에서는 우승을 차지, 복승식 20.6배, 쌍승식 81.8배의 깜짝 배당을
터뜨렸다.
또 5월31일 금요경주에서는 6위를 하더니 토요경주와 일요경주에서 연거푸
1위로 골인해 팬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김덕산선수 역시 기복이 심한 선수 가운데 하나.
지난 7회차(4월26~28일) 경륜에서는 7위, 3위, 4위의 형편없는 성적을 내더니
9회차(5월10~12일)에서는 3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5월 10일 금요경주 6레이스에서는 이동훈선수와 나란히 골인하면서
복승식 58.4배, 쌍승식 104.3배의 고액배당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호식선수도 성적이 들쭉날쭉한 케이스.
4월12일 1위, 13일 7위, 14일 2위, 5월3일 5위, 4일 1위, 10일 7위, 11일
1위 등 탁구공처럼 종잡을 수 없는 성적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5월11일엔 엄청난 괴력을 발휘해 1위로 들어와 복승식 85.5배, 쌍승식
110배의 깜짝 배당을 선사하더니 이튿날 경주에서는 힘한번 못써보고 7위로
들어왔다.
경륜전문가들은 "이들 선수들의 성적이 기복이 심한 것은 낙차를 우려해
과감한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승부욕이 부족해 빨리 승부를 포기하기
때문"이라면서 "이 선수들에게 베팅할 때는 전광판을 한 번 살펴보고
소신있게 베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