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은..] 살빼기 경쟁시대
기사입력 1996년 06월 06일 15시 52분
##TV등 앞다투어‘다이어트 부추기기’
"난 너무 뚱뚱한 것 같아."
TV와 영화등 대중매체가 청소년들로 하여금 `다이어트 신드롬'을 유발하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최근 미국의 `피플'지는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했던 알리시아
실버스톤에게 쏟아진 대중매체의 비난을 통해 `살찌기 두려워하는 사회'를
경계했다.
오는 9월부터 시리즈 4탄인 `과 로빈'에서 배트걸 역을
연기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들어간 실버스톤은 `정상' 보다 3㎏정도 더 나가는
몸으로 시상식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를 본 미국 매스컴은 `과 팻걸(fat girl)'이란 제목으로
실버스톤을 조롱했고 `엔터테인먼트'지는 `꼬마돼지 베이브'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 72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23% 정도가 자신의 전체적인 외모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현재는 이 비율이 48%에 달한다.
미국 알리 재틀로(17)는 "친구들 사이에서 `멜로즈 플레이스'나 `베벌리 힐스
아이들'을 보지 않으면 대화에 끼기 힘들다"면서도 "그런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내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물론 호황을 맞은 부문은 다이어트 산업. 지난 70년 1백억달러(약 7조8천억원)
규모였던 다이어트용품 산업은 현재 3백30억달러(약 25조 7천억원)규모까지
성장했다.
의 심리학자 데비 덴은 "바비 인형(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 미녀 인형)같은
외모를 강조하다 보니 실제 여성의 몸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고 지적한다. 바비 인형을 사람의 몸 크기로 확대하면 36-18-33의 체형.
영화감독 조엘 슈마허도 "할리우드가 요즘 같았다면 마릴린 먼로나
소피아 로렌은 아예 데뷔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탄한다.
덴은 또 "최근 늘어나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거식증(拒食症)에 대해선
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