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무결점 유격수
기사입력 1996년 06월 06일 14시 48분
**촘촘한 그물수비로 내야안전 일등공신 극단적으로 당겨입은 유니폼 하의가 영락없이 모내기라도 하러 나온 모습이다. 비록 차림새는 시골농부의 그것이지만 동작만큼은 날다람쥐다. 쌍방울 유격수 김 호(29)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촘촘한 그물망 수비로 내야안정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김 호는 지난 5일 전주 한화전서도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4회초 김주성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원바운드로 깔끔히 처리했다. 가장 수비폭이 넓어야 한다는 유격수 포지션이지만 쌍방울 덕아웃은 김 호에게로 공이 가면 일단 안심이다. 거의 반사적인 움직임으로 제꺽제꺽 타구를 걷어내기 때문이다. 정강이까지 양말이 드러날 정도로 유니폼을 바짝 당겨 입는 것도 혹시라도 발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섬세한 염려에서 비롯됐다. 김 호의 수비는 올들어 원숙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병역으로 인한 훈련부족으로 지난 시즌 고전했던 김 호는 다시 착실한 겨울나기를 통해 무결점 유격수로 거듭났다. 타격에서는 올시즌 한게임도 빠지지 않은 45경기에서 타율 2할3푼7리(139타수 33안타)를 기록중. 올시즌 쌍방울의 주요과제 가운데 하나가 내야 수비강화인 점을 떠올릴 때 김 호의 활약은 돋보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