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성] 조루증
기사입력 1996년 06월 05일 17시 14분
한 젊은이가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찾아왔다. 얼마전에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성관계를 갖게 됐는데 시작하면 바로 끝내게 된다는 것이다. 창피해서 도저히 그녀를 다시 만날 수가 없지만 그녀와 헤어져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고 차리리 죽는 게 낫다는 하소연이었다.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보았더니 그는 자신의 여자 친구에 대해 남자답게 보이고 싶다는 부담감을 평소에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외모가 선이 가늘고 외아들로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혹시나 여자친구가 자신을 `마마보이'로 볼 까 두려워 남자답게 씩씩하게 행동하였다는 것이다. 첫관계도 자신이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 갖게 되었는데 바로 사정이 이루어졌으니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조루증 환자라고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남성들이 갖는 성고민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바로 조루증이다. 조루증이란 관계를 갖기 전이나 직후에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정되는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장애를 말한다. 즉, 성행위 관계시 1~2분 이내에 사정이 되든, 혹은 상대방이 절정감에 도달하기 전에 사정이 되든 상관없이 사정반사를 자신의 뜻대로 전혀 조절할 수 없는 것을 중요한 병적요소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몸이 피로했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 혹은 알코올을 복용했을 때 잘 할 수 있을 까하는 수행불안이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그외 여성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포, 죄책감, 당황스러운 상황에서의 성행위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환자의 경우 자신이 병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일반인들은 흔히 남자들은 감정과는 무관하게 성행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성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남성의 성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노만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