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전남감독'이적 첫V 자신감
기사입력 1996년 06월 05일 16시 13분
**선수들 패배의식 탈출…강한 승부욕 재무장 금의환향(錦衣還鄕)한 `진돗개' 허정무 전남감독은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지난달 28일 정병탁 감독의 후임으로 전격 발탁된 허 감독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리며 허약체질이 된 전남을 꾸려나갈 앞날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계약금 2억원, 연봉 1억원 등 국내 프로감독 중 최고대우를 받았으니 그만한 성적은 내야겠고 팀전력은 이미 바닥을 헤매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지난 1일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 허 감독이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의 승부욕.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도 연패(連敗)에 시달리다보니 선수들 사이에 해보겠다는 의지보다는 패배의식이 어느새 스며들었다.
특히 주전 스위퍼 유동우를 비롯해 10여명이 부상이라 그나마 얇은 선수층에서 활용할 만한 재목이 없을 지경이다.
다급한 나머지 수입한 용병 슈마로프와 구즈노프 등의 기량도 수준 이하라 `신접살림'이 더 옹색해졌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데뷔전 파트너는 지난해까지 몸담고 있던 친정집 포항.
물론 포항선수들의 장단점을 꿰고 있는데다 선수들도 올 아디다스컵에서 포항에 2-0으로 뒤지다 2대2 무승부를 연출한 적이 있어 자신감을 갖고 있어 해볼 만한 승부이다.
또 지난해 득점왕과 신인왕을 차지했던 (26)의 컨디션도 살아나고 있고 95코리아컵 득점왕 용병 디아스(25)도 지난 20여일간의 `2002년 월드컵 방학'동안 한국무대에 적응한 상태다.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잘 따라줬다. 6일 포항전에선 달라진 전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허 감독은 "포항만큼은 자신있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