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이호준 절반의 성공…2년방황 딛고 새인생
기사입력 1996년 06월 05일 15시 46분
**투수서 타자전향 홈런포 해태 감독이 입맛을 다셨다. `뼈 반 고기 반' 성가시기만 했던 `계륵'이 영양가 만점의 살코기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이호준(20)이 지난 4일 광주 삼성전에서 6회말 대타로 나가 첫 홈런을 쳐낸 것.
장거리 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 2년 동안의 서러움을 씻어버리는 의미있는 한 방이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이호준은 94년 입단 당시 역대팀내 고졸 신인최고액(5천만원, 1천2백만원)을 기록했던 `귀한 몸'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기대와는 반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 했다.
선-후배간의 규율이 강하고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해태에서 지나치게 튀었기 때문.
여기에 손톱이 쉬 찢어져 자주 등판할 수 없었고 어깨통증까지 겹쳐 `먹을 것은 없지만 버리자니 아까운' 닭갈비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래서 작년말에는 선수생활 연장여부를 가늠하는 대모험을 했다.
타자로의 변신이 그 것.
1m85, 82㎏의 거구에 뛰어난 타격감각까지 갖춰 그를 지도했던 김종윤코치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다.
그도 올시즌부터는 간간이 1군경기에 대타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해 6경기, 7타석만에 홈런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대타홈런으로 당분간 꾸준한 1군경기 출전을 약속받은 이호준.
`제2의 야구인생'을 맞은 만큼 각오도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