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장 증명위해 2년여 검소한 숲속생활
기사입력 1996년 06월 04일 16시 36분
한가한 시골에서 살다가 난생처음 서울로 온 사람은 너무도 바삐 돌아가는 풍경에 얼이 빠져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차도를 건널 때도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는 하루종일 차 지나가기를 기다려야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한다.
그뿐 아니다. 선진국에서 왔다는 서양사람들도 서울의 차도를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국제 운전면허를 갖고 있어 렌터카를 타고 서울 거리에 나섰다가 숙소로 돌아갈 때는 양다리가 떨려서 걷기도 힘들었다는 얘기도 한다. 서울 아니 전국의 운전사들은 서커스 단원도 아니면서 곡예를 하니 그럴만도 할것이다.
그뿐인가. 고급스런 집, 호화 실내장식 등 남보다 뒤져서는 안된다는 쫓기는 듯한 허영도 한계가 없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의 이름있는 시인 `솔로'는 단지 의식주를 위해 필요한 도구들인데 오히려 이런 사치품들에 끌려다니는 노예들 같다고 말했다. 즉 허영심을 줄이고 검소하게 살면 사람으로서 지성을 쌓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2년 2개월간 숲속에서 밭을 가꾸며 생활했었다. 밭에서 야채를 재배하고 야생의 사과 포도 딸기 그리고 밀강냉이 등을 재배하고 이스트를 넣지않은 빵을 먹어도 뭐하나 아쉬운 게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물만 마시고 커피나 우유 등을 안마셔도 좋기만 하더라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을 간소하게 하자는 주장이다.
좀 별난사람이긴 하지만 상식에서 어긋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의 저서중에 `숲속의 생활'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속에보면 `단순하게 하라. 단순하게. 하루 3끼의 식사대신 필요하다면 한끼의 식사로 대신해도 좋고 1백개 접시의 요리도 다섯 접시로 줄여서 간소하게, 다른것도 이와 비례해서작게 하자'라는 글이 있다. 조금 지나친 점도 있겠으나 로마제국의 멸망사를 읽었다면 전혀 엉뚱한 소리는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