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삐삐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이유
기사입력 1996년 06월 03일 15시 01분
삐삐가 무서버! 삐삐문화가 20세기를 마감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찰랑찰랑'등으로 소리가 이미 바뀐 기계들도 많은 데 이 무선호출기의 이름은 여전히 삐삐며 신세대 쉰세대할 것 없이 두루 애용하고 있다.
대학에서 새로운 미팅제작에 골몰하는 연구가들은 이미 `삐삐팅'을 만들었고, 삐삐은어는 초등학교 아이들도 구구단 외우듯 다 익히고 있으며 삐삐를 이용한 방송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에 삐삐가출과 삐삐이혼이 부지기수로 생겨 나고 있단다.
한마디로 `삐삐스트레스 시대'이다. 삐삐가 하루종일 단 한건도 없으면 세상이 날 포기했나 싶어서 몹시 우울해지고 분명히 삐삐를 치기로 했는데 `삐삐'는 커녕 `비비'소리도 없으면 불안과 분노심이 치솟는단다.
실제로 도가 지나치게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정신과에 환자의 자격으로 방문을 한다는 이야기를 필자가 잘 아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근덕 박사'가 삐삐메시지로 들려 주었다.
삐삐라고는 `말괄량이 삐삐'밖에 모르는 순진한 한 여자가 난생 처음 남편에게 삐삐호출을 했다가 `삐삐호출은 1번 음성 녹음은 2번을 눌러…'의 음성안내 여자 목소리를 듣고 `어떤 X을 숨겨 뒀냐'며 남편과 대판 싸움을 별였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들린다.
삐삐 공화국의 상당수 백성들은 이미 `애물단지'라 말하지만 필자의 주장은 여전히 `주머니 속의 귀여운 비서'다.
애인이나 마누라보다도 훨씬 좋은 점이 무려 7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1.옷(비닐 케이스)을 벗겨서 만지작 거려도 되고 늘 품안에 넣고 다닐 수 있다.
2.다른 여자가 불러도 누구냐고 따지지 않고 연락처를 가르쳐 준다.
3.진한 데이트를 매일 나누는데도 `화대투정'이 없다. 한달에 5백원이면 땡이다.(건전지 값)
4.팔 다리 허리를 수시로 주물러 준다.(진동)
5.응석이나 말대꾸를 하는 법이 없고 결코 토라지지도 않는다.
6.화장실, 목욕탕, 공연장…. 어디서건 은밀히 불러 준다.
7.모닝콜을 하되 악을 쓰는 법이 없고 신선하게 깨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