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일본은 왜 막판에 공동개최 택했나
기사입력 1996년 06월 01일 15시 20분
## "표대결땐 절대불리" 최선의 선택 단독개최를 주장한 과 아벨란제 회장이 막판에 공동개최로 급선회한 이유는 간단했다. 투표까지 가면 한국에 패배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은 지난 26일 집행위원회가 열리는 취리히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1~2표차로 앞서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취합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 밀리고 있음을 감지, 공동개최로 체면을 세우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집행위원회에서 공동개최 문제가 상정됐지만 사실 은 그보다 앞서 이미 결정을 낸 상태였다. 표로 분류되던 슬림 알로루() 램루히(모리셔스)가 모두 공동개최를 주장한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AF)회장 편에 섰음이 뒤늦게 확인됐다. 여기에다 믿었던 남미와 도 흔들린다는 정보를 입수하면서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벨란제가 극히 이례적으로 지난 30일 로잔에서 사마란치 ()위원장을 만난 다음날 오카노 월드컵유치위 집행위원장겸 위원을 불렀다. 그자리에서 아벨란제는 "투표를 하면 질 확률이 높다. 공동개최가 최선의 방법이다"며 공동개최를 종용, 은 하는수 없이 그의 제의를 받아들인 것. 그동안 노골적으로 편을 들어왔던 아벨란제가 세불리를 인정했기 때문에 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후부터 유치위원회의 분위기는 침울했고 보도진들도 하루전과 달리 실망감이 역력했다. 집행위원회 하루전인 지난 30일 등 외국언론들도 `이 반아벨란제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예상을 했었다. 공동개최가 발표되자 `아벨란제가 오히려 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아벨란제는 자신의 의도대로 을 월드컵 개최지로 낙점해 지난 22년 휘둘러온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어가려 했으나 실패하고 만 것이다. 결국 내 `왕당파 대부'인 아벨란제는 `개혁파 수장'인 요한손의 집요함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 임진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