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란제] 반대세력 키운꼴, 98년 물갈이 예상
기사입력 1996년 06월 01일 14시 54분
## '측근' 블래터에 후계자 맡길듯 2002년 월드컵 유치경쟁이 한-일 공동개최로 끝남에 따라 ` 편들기'에 사력을 다했던 주앙 아벨란제 회장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22년간 의 절대군주로 군림해온 아벨란제는 이번 `2002 실책'으로 과연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전문가들은 에 대한 노골적인 편들기로 유럽축구연맹의 반발을 사면서 금이 가기 시작한 아벨란제의 절대권력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아벨란제의 조기퇴진론까지 예상하고 있으나 그가 가진 카리스마적인 권위와 20여년이 넘는 재임기간 동안 다져놓은 인맥 등을 감안할때 급작스런 몰락은 별로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오는 98년 6월 차기 회장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물갈이'되는 것이 가장 설득력있는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문제는 아벨란제가 변화된 자신의 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20명의 집행위원들을 권위로 억눌러 재집권을 노릴 경우 는 100년 역사상 최대의 내홍(內販)을 겪게될 전망이다. 의 `사실상 패배'로 날개가 꺾인 아벨란제를 반대세력인 유럽축구연맹이 그냥 놔둘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유럽축구연맹은 의 단독개최를 고집해온 아벨란제에 대해 지난 4월 8명의 집행위원이 연서(連書)한 공동개최 권고안을 제출한 바 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때 불신임투표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따라서 아벨란제로선 고령의 나이(80)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퇴진수순을 밟되 반대세력이 를 장악하는 것을 최대한 저지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방법은 자신과 함께 를 움직여온 제프 블래터 사무총장 (60.)을 후계자로 당선시키는 것이다. 한때 아벨란제와 회장 경선까지 시사했던 블래터가 최근들어 급속도록 아벨란제와 친밀해지면서 충실한 심복으로 돌변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 경우 차기회장은 줄곧 아벨란제의 아성을 위협해온 레나트 요한손(66.) 부회장과 블래터간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절대권력이 사라지고 난 는 누가 집권하건 `민주화'는 예고된 수순이다. 내에서 힘을 얻은 집행위원중 한사람은 두말할 필요없이 부회장(44)이다. 요한손 하야투(카메룬) 등 2명의 부회장과 함께 아벨란제 비토그룹을 이끌었던 정회장은 차기는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는 2002년 집행위원회에서 회장경선 출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 취리히 = 김동국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