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세계 32강' 벽 허물기

기사입력 1996년 05월 31일 14시 16분


**세계79위 박성희 32강 문턱서 번번이 좌절 한국 테니스가 언제쯤이나 세계 32강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96 오픈에 출전중인 한국여자테니스의 `에이스' 박성희(21.삼성물산)가 31일(한국시간) 롤랑가로코트에서 벌어진 여자단식 2회전 경기서 세계 11위 데이븐포트(미국)에게 0대2로 완패, 32강이 겨루는 본선 3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박성희가 오픈을 비롯, 윔블던, US오픈, 오픈 등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 2회전서 탈락한 것만도 이번이 4번째. 세계 79위인 박성희야말로 한국테니스의 선두 주자이기 때문에 그의 행로는 세계에서 한국테니스의 위상을 잴 수 있는 척도. 박성희는 지난해 오픈서 국내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 2회전 진출을 이룬 후 과 US오픈서도 연속 2회전에 올랐다. 그러나 항상 3회전 진입 길목서 강적들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는데 32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세계 20위권내의 상위 랭커를 반드시 한차례 제압해야만 한다. 그랜드슬램 대회의 대진은 세계 랭킹에 따라 시드를 배정받기 때문에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100위권에 들어있는 박성희도 2회전에서는 상위 랭커와 맞붙게 돼 있다. 테니스 전문가들은 "그랜드슬램 대회서 32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박성희 한명만으로는 힘들다"면서 "세계 9위 다테를 비롯 25위, 수기야마 29위 사와마츠 등 세계 50위권에만 4명이 속해 있는 처럼 우리도 저변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선수중에는 최영자(21.235위), 최주연(21.263위), 김은하(21.270위), 전미라(18.230위) 등이 박성희와 함께 세계 무대에 도전할 만한 유망주들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성희가 좀 더 분발하고 이들 유망주들이 뒤를 받치면 앞으로 최소한 2년안에 국내에서도 세계 32강에 진입하는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