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월드컵 유치격문 봇물
기사입력 1996년 05월 30일 16시 36분
**아벨란제 회장- 꼬집는 재치문구 만발 "피파()에 계신 우리 위원장님 이름을 거룩히 하옵시며, 월드컵에 임하옵시며, 월드컵이 미국에서 이뤄졌듯 한국에서도 이뤄지도록 해주시옵소서.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축구를 주옵시고…." 월드컵 개최 한국 유치를 기원하는 `격문'이 컴퓨터 통신등을 중심으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월드컵 개최를 만하루 앞둔 30일 새벽부터 시작된 `격문' 띄우기 붐은 등 국내 PC통신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일반게시판은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진인사 대천명'식 격문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간혹 `호소력' 있는 격문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정치가 혼란하고 민심이 흉흉하며 사교가 번성하니 그중 제일이 월드컵교라. 피파신이여. 우리 나라에 월드컵 유치를 강림하사 우리 민족을 구원하소서. 교주 이하 4,000만 광신도가 휴거를 기다리고 있사오며 개중에는 생업을 포기한 가수도 있사옵니다…." 아벨란제 피파회장을 등장시킨 격문도 있다.
" 대통령이 아벨란제와 김흥국을 에 초대했다. 아벨란제가
한국의 경제력으로는 월드컵 유치가 가당치도 않다고 말하자 김흥국이
느닷없이 `당신 노래 좋아하냐'고 묻고 난뒤 미친듯이 호랑나비를 불러
제꼈다. 땀에 젖은 김흥국이 소감 한마디를 청하자 아벨란제 왈: `유치해!'"
이밖에도 "한국에는 월드콘이 있고, 롯데 월드가 있지만 에는 화산과
지진밖에 없다…."등 각종 게시판에 등장한 재치넘치는 격문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일반 게시판에 비해 축구광이 모인 `축구동호회'등은 진지한 표어나 구호 일색이다. `월드컵 코리아 파이팅!'`유치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힘내세요!….' 한편 등에서 지난 4월 10일부터 시작한 `피파에 메일 보내기' 코너의 경우, 중학생부터 전문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격문이 쇄도하고 있다. 금주들어 5,000통을 돌파했으며 이중 영문 우수작 1,500여통은 피파측에 직접 전달됐다고. 한 중학교 남학생은 "월드컵 유치만 된다면 1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릴 용의도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웃음을 사기도 했다. 월드컵유치위원회 김원기 국내보도과장은 "대한민국 국민치고 음으로 양으로 `격문'을 보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국민들의 격려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좋은 결과를 얻어 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