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초단 ●김영삼2단=본선 토너먼트 제1국
기사입력 1996년 05월 29일 16시 48분
제8보 (73~80)=흑 73으로 때려내 우상일대의 백이 협곡안에 완전히 갇혀 버렸다. 따지고 보면 이 모두가 제몸을 추슬러야 할 곳에서 과격하게 끊어간 백(△)(전보 백 62)때문.
그러나 위기와 찬스는 늘 간발의 차이로 승부의 언저리를 배회하는 법이다. 수순에 따라 승착이 될 수도 있었던 흑 73은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실착이기도 하니까.
이 수로는 먼저 의 흑 1로 꼬부려 중앙의 요석 흑◎ 두점을 살려야 했다. 이하 백 6까지 응수시켜놓고 흑 7로 따내는 이 그림은, 백 74로 흑 두점이 잡힌 실전에 비하면
중앙의 역학구도가 확연하게 다르다.
아무튼 75, 77로 우상일대의 백은 제압된 상태. 의 백 1로 반발해도 흑 2면 더 이상 수가 없다. 백 A, 흑 B는 선수지만 안형 확보에 별 도움이 안된다.
그러나 저러나 우상일대가 송두리째 흑의 품으로 떨어졌는데도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소년은 태연하기만 하다.
비록, 초반의 과격한 수단으로 형세를 그르쳤으나 중앙 흑의 요석 두점을 잡았으니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뜻인지. 문득, 백 80에 `좌반부를 크게 도모해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야무진 의지가 엿보인다.
`96 바둑연감'이 나왔다. 488쪽에 이르는 이 두툼한 연감은 매년 6월경 `월간 바둑' 임시 증간호로 발행되는데 95년도 국내외 기전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기전소식과 주요기보(410국)가 수록돼 있고 그 부록으로 `기록 50선', `95 신수신형', `순장바둑'과 133명 프로기사들의 명단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