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박경완]나홀로 포수마스크에 공격까지 제몫
기사입력 1996년 05월 29일 15시 24분
## "박경완은 몸이 두개야" "이런 여건에서 공격까지 바라는 건 무리야…." 쌍방울 감독이 포수 박경완(24)을 두고 하는 얘기다.
박경완이 수비형 포수여서 공격은 아예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쌍방울의 특수한 팀사정 때문이다.
쌍방울은 유일하게 마땅한 포수 백업요원이 없는 팀이다.
더블헤더를 치르더라도 박경완 혼자 2게임을 다 뛰어야 한다.
작년 박경완의 출전경기수는 121게임.
전게임에서 5경기 부족한 숫자로 전체 8개구단 포수 가운데 최다출전 기록을 세웠다.
쌍방울 코칭스태프에서 매번 경기가 끝난뒤 거친 숨을 내쉬는 박경완을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격은 언감생심, 단지 수비라도 제대로 버텨준다면 더 바랄 것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경완은 이같은 한계상황에서도 `반쪽포수'로 머무르기를 온몸으로 거부했다.
지난 28일 대구 삼성전.
7번으로 나선 박경완은 5회 1사 1루에서 선제 결승 좌월 2점 홈런을 뿜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27일만에 홈런으로 주포 와 함께 4개로 팀내 홈런 공동 선두.
이날 박경완의 홈런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5연승의 삼성을 잠재웠다는 사실 외에도 팀이 전반적인 하향세를 그리는 시점에서 팀분위기를 바꿔놓을 호쾌한 `한방'이 됐기 때문이다. 공-수를 겸비한 철인형 포수.
쌍방울의 보배 박경완이다.
< 이백일 기자 >